7. 현실과의 타협, S펜만 남은 혁신 

삼성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한 때 안드로이드 끝판왕이라고 불리면서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 위상이 많이 줄었다.
삼성전자 중심으로 흘러가던 하드웨어 혁신도 이제는 갤럭시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되면서 중국산 스마트폰의
가성비가 월등히 좋아졌기 때문이다.
인피티니 디스플레이는 작년 모델의 재탕에 아이폰 X 노치 디스플레이 쪽이 더 영향력이 높다. 후면 카메라는 경쟁사 기능들을 따라가는데
급급하고 전면 카메라는 노트7 시절부터 발전이 멈췄다.
하드웨어 성능도 엑시노스 9810은 이제 아이폰은 물론 스냅드래곤 845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이 됐고, 오큘러스와 협력했던
가상현실(VR)은 독립형 VR 헤드셋 등장으로 장점이 사라졌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다. 초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문제가 많았을 때는 삼성전자처럼 제조사가 UX와 기능을 최적화 시켜주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유리했지만, 지금은 최신 OS 버전을 빠르게 업데이트 할 수 있는 구글 순정 안드로이드 정책에 대한 평가가 더 높다.
인공지능 분야도 구글 어시스턴트를 받아들인 LG전자와 달리 빅스비로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삼성전자의 목표가 바다(bada)와
타이젠(Tizen)의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것저것 다 빼고 나니 갤럭시 노트9에서 남은 혁신이라곤 S펜에 블루투스가 들어갔다는 것 하나 뿐이다. 필자 역시 그 S펜 때문에 넘어가는
사람이고 아직 갤럭시 노트 같은 밸런스를 가진 경쟁 제품은 없지만 노트라는 이름 하나로 언제까지 유저들이 선택해줄 거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물론 필자 개인적으로는 갤럭시 노트에 아직 기대할 만한 혁신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5G 시대에 맞춰 새로운 모뎀이 탑재되고 자체 개발
또는 ARM 이외의 다른 GPU를 사용해 모바일 프로세서 성능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당장 갤럭시 노트에 들어가진 않겠지만 플렉서블 OLED를 이용했던 엣지 화면처럼 활용할 만한
방법을 찾을 것이다. 초음파 센서를 사용한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기능은 도입이 확실시 되는 기능이다.
카메라 기능도 후면 트리플 카메라나 전면 카메라의 업그레이드, HLG 등 전문 동영상 촬영 기능 등을 탑재하면 좋을 것이다. 이미 발표된
기술 중에는 외장 메모리 카드를 내장 스토리지만큼 빠르게 쓸 수 있는 UFS 카드도 기대할 만 하다. 빅스비도 그 때까지 살아만 남는다면
지금보다 기능이 다양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갤럭시 노트9을 선택한 이유는 5G 모뎀이나 자체 개발 GPU, 그리고 UFS 카드 같은 하드웨어 혁신은 단
시간에 이뤄지기 힘들고 설령 노트10에 모두 집어넣더라도 1세대 제품에서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PC처럼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할 수 없는 스마트폰에서 8GB RAM과 512GB 내부 스토리지도 매력적인 미끼이며, 사전 예약 판매
혜택 또한 512GB 스페셜 에디션 구매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갤럭시 노트5 사용자 입장에서 어차피 노트11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 3년치 하드웨어 혁신을 종합한 갤럭시 노트9이 적당한 타협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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