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싸지만 3D 성능과 무관한 저가형 VGA

저가형 그래픽 카드의 성능과 위치는?
저가형 그래픽 카드도 아직까지 내장 그래픽 코어에 비해 3D 성능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3D 그래픽 PC 패키지 게임에서 정말 제대로 된 게임 경험을 즐기기 위해서 높은 해상도와 옵션으로 프레임을 측정한다면 실제 이들 제품은 게임을 하기에 버거운 수준이다.

얼마 전 보드나라에서 실시했던 2010년형 그래픽 카드 30종 벤치마크 결과를 살펴보면 내장 그래픽보다 좀더 나은 저가형 그래픽 카드들이 실제로는 10프레임대 안팎에서 머무는 수준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CRT 모니터가 주축이던 시절에는 800x600이나 1024x768 해상도로도 게임을 했었지만 대화면 와이드 LCD 모니터가 많이 보급된 현재는 1280x720이나 1680x1050, 그리고 풀HD 해상도인 1920x1080에서도 게임을 하길 원하는 유저들이 많이 있다. 모니터는 20인치 이상인데 정작 그래픽 성능이 낮아 저해상도에서 그래픽 옵션을 다 끄고 게임을 하는 것이 좋은 것인가?
무엇보다 게임용으로 저가형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거나 이런 그래픽 카드가 달린 컴퓨터를 사는 사람들이 구매에 들어가는는 비용에 비해 얻을 수 있는 3D 성능이 매우 떨어진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3D 게임 성능은 고려하지 않은 저가형 VGA


위의 그래프는 리테일 시장에서 판매되는 각 그래픽 카드의 3D 성능을 해당 제품의 가격으로 나누어 가격대비 성능 비율을 구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자세히 보면 가장 성능이 높은 플래그십 제품은 가격 또한 비싸기 때문에 가격대비 성능으로 보면 나쁜 편이고, 일반적으로 3D 게임을 할 때 구입하는 10만원대 초반의 메인스트림 제품이 가장 높은 가격대비 성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내장 그래픽의 대안으로 불리는 저가형 그래픽 카드는 가격은 저렴하지만 3D 성능도 매우 떨어지므로 3D 게임을 플레이하기 위한 선택이라면 실제로는 값비싼 플래그십 제품을 구입하는 것보다도 투자대비 소득이 적다.

이는 ATI 라데온 계열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지포스 시리즈의 가격대비 성능을 구해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들 저가형 그래픽 카드는 애초부터 3D 게임을 위한 목적보다는 단순히 모니터에 연결해 '그래픽 출력'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기능을 가장 저렴하게 제공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저가형 그래픽 카드의 존재 이유는 내장 그래픽 기능의 존재 이유와도 일치한다.
기본 생산 비용을 빼면 게임용으로는 비합리적

필자 생각에 그래픽 카드의 가격대비 성능이 저가형이 가장 떨어지는 이유는 그래픽 카드 제조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비용이 있기 때문이라도 생각한다. 메인보드에 통합된 내장 그래픽과 달리 그래픽 카드는 아무리 저가형 제품을 만들더라도 GPU 뿐만 아니라 PCB, 메모리, 전원부, 각종 부품, 인터페이스 단자, 구성물, 박스 등 다양한 비용이 제품 생산에 투입된다.

비슷한 이유로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든다면 80GB 용량의 3.5인치 HDD의 최저 가격은 약 3만 6천원(2010.5.14 기준)이지만, 용량이 2배가 되는 160GB 제품은 단지 4천원이 더 비싸다. 또한 80GB HDD보다 12.5배나 많은 용량을 가졌으면서 가장 가격대비 용량이 높은 1TB(테라바이트) HDD의 가격은 7만 2천원이었다.
80GB HDD 2개를 살 비용으로 12배 이상 많은 용량을 제공한다. 이것은 1TB HDD가 싸거나 80GB가 비싸서가 아니다. HDD라는 제품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고정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가형 그래픽 카드도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고정 비용에 아주 최소한의 3D 성능을 얹은 제품이다.
메인스트림급 VGA 써야 게임에서 제 성능 낸다

내장 그래픽은 게임을 할 수 없어서 외장 그래픽 카드를 달았는데, 정작 그 외장 그래픽 카드도 제대로 게임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그만큼 낭비가 어디 있겠는가? 하지만 실제로 이런 별반 다를 바 없는 사양의 제품들이 PC를 잘 모르는 유저들에게 판매되고 있고, 비용을 많이 들이지 않으면서 그래픽 카드 업그레이드를 하려는 사람들이 자주 빠지게 되는 함정이다.
그래픽 카드는 제품 구입에 들어간 비용만큼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품목이지만, 일반적인 가격대비 성능 기준에서는 실제로는 10만원대 안팎의 메인스트림급 제품을 벗어나면 더 싼 제품이나 더 비싼 제품이나 일반 유저에게는 합리적인 구매 품목이 아니다.

또한 저가형 그래픽 카드는 보드나라에서 '게임을 위한 메인스트림 CPU와 VGA간 상관관계 테스트'로 보여드린 것처럼 GPU 자체의 낮은 성능으로 시스템 성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
CPU 성능이 올라가자 그만큼 프레임이 향상된 메인스트림급 라데온 HD 4850과 달리 저가형 라데온 HD 4350은 GPU의 낮은 성능으로 CPU 성능이 높아져도 그 결과가 전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멀티코어를 지원하는 게임에서도 저가형 그래픽 카드는 내장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GPU 성능이 낮아 멀티코어 CPU에 따른 추가적인 프레임 향상이 없었다.
지난 번 인텔 블로거 및 기자 대상 행사에서 보드나라가 주장했던 것이 바로 이런 최소 비용을 투자해 충분하지 못한 결과를 얻는 것이 게임에서는 결코 합리적이거나 올바른 소비 패턴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물론 제품 구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저가형 그래픽 카드를 구입하겠다는 의견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만약 60 프레임 이하에서 제대로 돌아가지 못하는 게임이라면 내장 그래픽과 저가형 그래픽의 프레임 차이가 과연 무슨 가치가 있겠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