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시장이 점점 다양화되고 있지만 과거처럼 스마트폰 - 태블릿으로 이어지는 일방
통행을 기대할 순 없다. 이미 IT 시장은 태블릿에 이어 스마트워치와 스마트 글래스, 가상현실(VR) 헤드 마운트 기기,
그리고 헬스케어 웨어러블 까지 다양한 차세대 먹거리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기들은 아직까지 어딘가에 연결해서 정보를 수신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부가
장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PC처럼 독립적인 작업 환경과 성능을 제공할 만한 위치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전통적인 PC
환경을 대체할 모바일 기기는 태블릿이 가장 유력하다.
특히 PC를 구입하면서 본체 가격이 30만원만 넘어도 비싸다는 소리가 나오는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은 100만원쯤은 되어야 좋은 제품이라며 지갑을 여는 것을 보면 제조사들이 왜 PC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노력을 기울이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기 마련, 애플 아이패드와 그 대항마만
줄기차게 부르짖던 초창기를 지나 태블릿도 이제는 화면 크기도,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운영체제도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아이패드로 10인치 모바일 태블릿 표준 시작
디스플레이 패널이 결합된 판자형(슬레이트) 본체에 화면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태블릿(Tablet)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보급은 정전식 터치스크린과 사용자 경험(UX)을 완벽하게
결합한 애플 아이패드(Apple iPad)의 등장 이후라고 할 수 있다.

아이패드는 당시만 해도 4인치 미만의 작은 화면을 가진 스마트폰과 15~16인치 화면이
주력 제품이었던 노트북 사이에서 9.7인치라는 사용 편의성은 살리면서 휴대성도 적당히 가미된 화면 크기로 대성공을 거뒀다.
아이패드 이후 출시된 모토로라 줌, 삼성전자 갤럭시 탭, 구글 넥서스 등의 모바일
태블릿도 10인치급이라는 아이패드가 설정한 모바일 태블릿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며, 이보다 작은 화면을 가진 제품은
스펙과 가격이 떨어지는 저가형 모델을 위한 시장으로 남겨두었다.

그러나 10인치 태블릿은 웹서핑, 영화 감상, 게임 등의 콘텐츠를 소비하기에는
적당했지만, 키보드와 마우스 없이 터치스크린만 사용하는 방식으로는 무엇인가 만드는 작업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았다. 블루투스나
전용 독(Dock)을 결합한 주변기기가 나오긴 했지만 이런 액세서리는 태블릿 본연의 휴대성을 떨어뜨릴 뿐 업무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대신 10인치급 태블릿은 대화면 스마트폰과 미니 태블릿에 들어가는 최신
하드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더 얇고 가벼운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됐다. 또한 화면 크기가 작은 스마트폰 및 미니 태블릿보다
한발 먼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기도 했다.
휴대성이 강조된 7~8인치 고성능 미니 태블릿
태블릿이나 노트북에서만 가능했던 멀티미디어 콘텐츠 감상이나 더 많은 웹서핑, SNS, 앱
사용 등이 스마트폰을 통해 이뤄지면서 스마트폰 화면은 점점 커지고 소비자들은 대화면 스마트폰과 7~8인치급 미니 태블릿
사용에 대해 점점 익숙해졌다.

모바일 프로세서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스마트 기기에 들어가는
하드웨어 스펙이 향상되는 것도 미니 태블릿에 10인치급 제품의 스펙을 그대로 담기 충분한 환경을 제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구글 넥서스 7이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으로 모바일 태블릿 시장을 공략했고, 애플 역시 스티브 잡스 시절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아이패드 미니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었다.
특히, PC 시장을 주름잡고 있지만 스마트 기기 중심의 모바일 시장에서는 명함도 제대로
못 내밀던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아톰 프로세서와 윈도우 8.1이 들어간 8인치 PC 버전 윈도우 태블릿을
내놓으면서 비로소 모바일 태블릿 시장에서 경쟁 가능한 위치에 올라서기도 했다.

최근 엔비디아 테그라 K1 프로세서를 탑재해 모바일 벤치마크 성능 1위를 기록한 샤오미
미 패드(Mi Pad)도 아이패드 미니와 동일한 7.9인치 IPS 패널을 사용한 미니 태블릿이다.
그러나 5인치를 넘어 6인치에 가까워지는 대화면 스마트폰이
패블릿(Phone+Tablet)이라는 이름으로 미니 태블릿 시장을 흡수하면서 7~8인치 제품의 판매가 줄어들고, 이는 전체
태블릿 출하량의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터치로는 부족해, 12인치 전문가용 태블릿
10인치급에서 7~8인치 미니급으로 내려갔던 모바일 태블릿은 패블릿의 등장과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도구가 아닌 업무용으로 활용하기 원하는 시장 요구에 맞춰 다시 12인치급으로 화면을 키우면서 울트라북과
컨버터블 노트북처럼 '업무용으로 쓸 수 있는 모바일' 기기 시장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CES 2014에서 발표했던 '갤럭시 노트 프로 12.2
(Galaxy Note Pro 12.2)'는 이러한 모바일 태블릿 시장에 대한 삼성의 전략을 반영한 제품이다. 와콤 기술이
들어간 S펜을 지원하는 갤럭시 제품은 많이 있었지만, 2560x1600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12.2인치 대화면에서 사용하는
스타일러스 펜 기능은 전문가용으로 활용 가능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MS의 윈도우 태블릿 서피스(Surface) 역시 올 여름 출시된 '서피스 프로3
(Surface Pro 3)'에서 기존 제품에서 고수하던 10.6인치 화면을 버리고 12인치 화면을 선택했다. 특히
DSLR 카메라나 A4 용지와 동일한 3:2 화면 비율을 지원하는 2160x1440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종이에 펜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제공한다.
또한 iOS/안드로이드 태블릿들과 달리 완벽한 PC 작업 환경을 제공하는 윈도우 8.1
운영체제와 터치커버(액세서리)로 컨버터블 노트북처럼 쓸 수 있는게 장점이다. 전용 펜이 와콤에서 N-trig로 바뀌어
입력감도가 떨어졌다는 불만도 있지만 간단한 필기와 메모에는 더 편해졌다.

모바일 태블릿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은 아직까지 12인치급 모바일 시장을
OS X를 사용하는 맥북(MacBook)에게 맡겨두고 있지만, 아이패드 프로(iPad Pro)를 출시할 거라는 루머는 계속
나오고 있다. 애플이 최신 iOS 8에 화면을 분할해 동시에 2개의 앱을 실행하는 멀티태스킹을 숨겨두었다는 소식은 이미
비밀 아닌 비밀이다. 또한 지난 해 경쟁사보다 한발 먼저 64bit 모바일 프로세서를 채택했던 애플이 고성능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모바일 태블릿, PC 환경을 바꿀 수 있을까?

전통적인 PC 환경을 대체할 모바일 기기는 태블릿이 가장 유력하고 그 중에서도 노트북
수준의 기능을 제공하는 12인치급 전문가용 제품에 대한 기대가 높다. 전통적인 키보드/미우스 지원 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의 특징인 터치스크린과 다양한 센서에 대화면 태블릿에 최적화된 펜 입력까지 다양한 작업 환경을 구축할 수 있다.
물론 모바일 태블릿이 당장 윈도우 PC를 대신할 순 없다. PC에 최적화된 IT 환경과
PC 부품의 높은 성능을 모바일 기기로는 따라가기 어렵다. 하지만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데스크탑 PC 시대를 노트북이
대체하고, 그 흐름은 다시 넷북에서 스마트폰, 모바일 태블릿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런 속도라면 지금의 윈도우 세대가 MS-DOS를 기억하지 못하듯 언젠가는 스마트 기기와
웨어러블 장치에 익숙한 사람들이 PC는 뭐고 윈도우는 뭐냐고 묻는 날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