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양강 체제 굳어진 국내 시장에서 성공할까?  노키아 루미아 710은 국내 시장에 처음 출시된 윈도우 폰 7.5 단말기이자 앞으로 MS의 윈도우 폰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제품이다.
해외 시장에는 윈도우 폰 단말기를 내놓았지만 국내에는 아직 출시하지 않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HTC 등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윈도우 폰을 출시하려면 루미아 710을 시작으로 국내 윈도우 폰 사용 환경이 갖춰져야만 한다.
그러나 노키아 루미아 710은 잘 나가는 애플 아이폰 4S나 구글 안드로이드폰과 동등한 입장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보급형으로 만든 단말기는 버튼이나 배터리 커버가 구조적으로 취약하게 설계되었으며,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포함한 하드웨어 스펙도 보급형답게 높지 않다.

또한 필자처럼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 가수들의 앨범이나 드라마 시즌을 통째로 넣고 다니는 사람이라면 루미아 710이 제공하는 8GB(실 사용 6GB) 저장공간이 매우 적게 느껴질 것이다. MS가 무료 제공하는 SkyDrive 25GB의 클라우드 스토리지가 있지만 무선 인터넷 연결이 필요하고 단말기에 직접 올리고 내리는 것만큼 빠르고 편하진 못하다.
물론 노키아 루미아 710이라는 제품 자체가 보급형 윈도우 폰 7.5 단말기로 출시되었기 때문에 하드웨어 스펙에 관련해서 고가형 경쟁 모델들과 비교하는데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윈도우 폰 7.5 망고 버전은 단말기와 별도로 운영체제 자체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필자 생각에 이제 막 국내 시장에 선보인 윈도우 폰 7.5 망고는 게임으로 치면 오픈 베타(?) 단계에 있다고 여겨진다. 해외에서는 2010년말에 출시해 어느 정도의 사용자층과 앱 환경을 갖췄지만, 국내에서는 이제부터 필수 앱과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애플 아이폰 3GS와 모토로라 모토로이가 처음 국내에 출시되었을 때를 생각하면 MS에게도 시간과 기회를 주고 기다릴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 역시 지속적인 개선과 업그레이드를 진행해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시간이 MS의 편이 될 거라고 확신하긴 어렵다. 우선 윈도우 폰 7.5 망고가 발표된지 꽤 오래 되었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포함한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윈도우 폰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노키아 루미아 710 이후 준비된 윈도우 폰 국내 라인업이 보이지 않는 것도 불안하다.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서로 경쟁하면서도 상대방의 좋은 점을 빠르게 흡수하듯 MS도 윈도우 폰에 보다 과감한 드라이브를 걸 필요가 있다. 아이폰과 아이폰 대항마가 반드시 필요했던 시기를 지난 지금 시점에서 윈도우 폰이 소비자 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들과 제조사들에게 어떤 메리트를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아이폰의 통일성과 안드로이드의 다양성을 모두 갖출 것처럼 보였던 윈도우 폰은, 현재 이동통신사들에게는 전용 마켓이나 앱을 넣을 수 없는 또 다른 애플로, 제조사들에겐 최신 하드웨어 기술과 차별화된 UI를 보여주지 못하는 보급형 클론 단말기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