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와 KT에서 7월 1일, 같은 날 일부 요금제에 대한 폐지를 발표했다.

SKT가 내세우는 이번 요금제 폐지의 이유는 '갈수록 복잡해지는 요금제의 간소화'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요금제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기 위함이고, KT의 경우 폐지 이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너무 많은 요금제 때문에 선택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LG유플러스의 경우 아직 요금제 폐지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일부 요금제 폐지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와의 협의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조만간 LG유플러스 역시 일부 요금제 폐지를 발표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요금제 폐지는 그동안 비슷한 요금제가 많아서 요금제 선택이 어렵다는 지적과 변해 버린 통신 환경을 반영해 실시하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이번 요금제 폐지를 바라보는 고객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저가형 대용량 데이터 제공 요금제 폐지
우선, 최근 SKT와 KT에서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와 이번에 폐지되는 몇몇 요금제의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비교해보자.

SKT의 밴드 데이터 29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용량 300MB, LTE 맞춤형 28500원 요금제는 700MB를 제공하며, 밴드 데이터 42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용량 2.2GB이지만 LTE 맞춤형 41000원 요금제는 3GB 선택이 가능하다.

KT의 경우를 살펴보면 LTE 데이터 선택 299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300MB를, LTE 선택형 요금제는 3만원에 1GB를 사용할 수 있으며, LTE 데이터 선택 349 요금제는 1GB인데 반해 LTE 선택형 요금제는 3만 5천원에 2GB를 사용할 수 있고, 2년 약정이라도 걸면 더 싼 가격에 더 많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물론,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유무선 음성과 문제 무제한이라는 메리트가 있지만, 음성 통화보다 데이터 사용이 많은 젊은층의 경우 기존 데이터 제공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사용중인 요금제보다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하거나 별도의 부가 서비스를 구매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가계 통신비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
각종 할인 축소 = 돈 더내라
이번 요금제 폐지로 인해 소비자들은 이제 그동안 받아온 각종 할인 해택도 축소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SKT의 온가족 결합 할인으로, 최근 출시한 밴드 데이터 요금제는 기타 요금제에 비해 할인율이 대폭 낮아졌으며, KT LTE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타 요금제에 제공되던 요금할인 프로그램 치 사용기간 선택 할인, 약정할인, 우량고객 장기할인등의 가입이 제한된다.
통신사 측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자체가 기존 요금제 대비 할인 해택이 제공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 요금제의 해택이 축소되었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규 요금제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부가 해택 축소로 상쇄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소수를 위한 배려는 없다

이번에 폐지되는 요금제 중에 눈에 띄는 한가지가 있는데, 바로 SKT의 PDA 데이터 슬림 요금제다.
해당 요금제는 기본료가 7500원으로 가장 싸지만 통화 요금은 초당 6.2원으로 일반 요금제의 초당 1.8원에 비해 세 배 이상 비싼데, 이 때문에 특수 번호의 회선 유지용이나 결합 할인을 위한 보조 회선, 두 개 이상의 회선을 사용할 때 수신 전용등으로 사용되어왔다.
이제 PDA 요금제 사용자가 그나마 기본 요금이 11,000원인 표준 요금제로 변경하게 되면, 기본 요금만 거의 절반가까이 상승하게 된다.
물론, 당초 요금제 출시의 명분이었던 PDA 단말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지만, 때는 이때다하고 가차없이 내치는 모습에 KT의 2G 서비스 종료 모습이 투영되어 보이는 것은 기자만의 생각일까?
통신사만 배부른 일부 요금제 폐지

결국, 이번 KT와 SKT의 일부 요금제 폐지는 전반적으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로 인한 손해를 부가 서비스 축소로 만회하고, 말로는 데이터 중심 시대를 외치면서 뒤로는 어떻게든 더 비싼 요금제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물론, 기자가 폐지되는 요금제와 존치되는 모든 요금제를 일일이 비교 분석한 것은 아니라 실제 이번 요금제 폐지로 이익을 보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고, 요금제가 폐지된다고 해도 반드시 다른 요금제로 갈아타야 하는 것은 아니니 지금 당장 손해를 보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라도 통신사 변경이나 직종 변경 등으로 인한 요금제 변경, 자녀나 부모님, 업무용 추가 회선 신규 개통과 같이 새롭게 요금제에 가입할 일이 언젠가는 생기게 마련인데, 이때가 되면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기존보다 더욱 비싼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익 창출을 위한 기업의 전략 자체를 비판할 수는 없지만 그것도 선을 지켜야지, 이번처럼 노골적으로 소비자에게서 더 뜯어내겠다는 의도를 보이는 것은 연내 제 4 이동통신사 선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동 통신 3사의 제 목을 조르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유명 탈렌트를 앞세운 광고에서만 고객을 생각하지 말고,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득이 될 수 있는 요금제와 서비스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