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011년 5월 27일, 진정한 매니아가 되기 위해 당신이 지녀야할 두번째 가치는? 이라는 사설을 쓴 바 있다. 사설의 요지는
뒤에서는 댓가를 받으면서 앞에서는 순수한 매니아인 척 제품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하는 일부 '작자'들께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되지 말고
댓가성을 받았으면 받았다고 솔직히 이야기하라는 것이었다.
일일히 다 열거할 순 없지만 세상 살다보면 별의 별 사람들 다 있다. 가끔 업체의 사람들이 보드나라 사무실로 놀러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가관이다. '자신이 어떤 어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고 있고 어떤 어떤 회사에서도 서포트 활동도 하고 글도 많이 쓰는데 자신한테 이번에 출시한
XXX 제품을 주면 노출 잘 되게 글을 올려주겠다.' 라고 아예 대놓고 반협박 식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너무 많더라고,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냐고
하소연을 하는것은 이제 거의 일상이다.
이야기를 다 듣고 그래서 어떻게했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한다. '어떻게 하긴요, 줘야지 별 수 있나요'.
필자의 지난 2011년 5월 27일 글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쓴 글이었다.
'베비로즈 사태'로 등장한 공정위 가이드라인
필자가 그 글을 쓰고 난 뒤 한달이 지난 2011년 7월, 곪고 곪은 문제가 터졌다. 뭐 이제는 너무 유명해서 더이상 말 할 필요도 없는
'베비로즈 사태'. 이 사건이 언론에서 공론화되며 파워블로거로 지칭되는 일부 열혈 활동자들의 양의 탈을 쓴 늑대의 허상이
드러나면서 이러한 '백그라운드 상업성 개인 미디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토론과 공론의 장이 열렸다.
그 토론과 공론의 결과인지는 필자도 잘 모르겠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7월 13일 '베비로즈 사태'를 계기로
'파워블로거 관련 소비자피해 예방대책 마련'을 발표한다. 요약하면 파워블로거 등의 개인이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고 추천, 보증 등을 할
경우 소비자들이 상업적표시라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매 건별로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공정위 지침은 '최근 문제가 된 파워블로거 뿐만 아니라 인터넷 카페, 트위터, 페이스북 이용자 등과 같이
다수의 소비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우 모두 대상이 됨' 이라고 명시하고 있어 사실상 인터넷상의 어떤 곳이든 관련 글이 게시될
경우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2011년 11월 공정위는 과태료를 부과했고 현재는 더욱 강화되어 위반시 광고주도 벌금 이상의 제제가 가해진다.
어디서도 본적이 없는 '이 제품은 A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좀더 깊이 이야기하면 공정위 지침에는 블로그에서 공동구매를 하여 수수료를 받을 경우에는 '공동구매를 주선한 대가로 일정 수수료를 받기로
함' 이라고 명시하여야 하며, 제품을 무료로 보내주고 동호회 가페에 홍보성 이용후기를 게재해 줄 것을 요청한 경우에는 ' 이 제품은 무료로
제공받음' 이라고 명시하여야 한다. 자신의 트위터에 홍보성 이용후기를 올렸을 경우에는 '홍보 대가로 일정금액을 지원받았음'등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이 지침수행 이후로 블로그등에서는 이러한 문구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으며, 포털등에서도 이러한
부분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블로그를 비롯한 개인을 후원하는 대기업들도 최근에는 자사 서포터즈들에게 관련문구를 꼭 명기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PC컴포넌트 업계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보드나라와 케이벤치의 사용기 게시판의 최근 게시물들을 대부분 살펴보았지만 이러한 문구가 등록된 게시물을 아직 보지 못했다. 어쩌다가
'XXX업체의 협조하에 이루어졌다'는 문구를 하나 본적이 있는데 이 협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이유는 글 작성자나 광고주 모두 공정위 가이드라인의 존재조차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필자도 베비로즈 사태 당시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침을 만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가이드라인의 존재를 알게된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알고
있는 일부는 블로그만 해당사항일 뿐 일반 게시판은 해당사항이 없다고 잘못아는 경우도 있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7월 13일날 배포한 '파워블로거 관련
소비자피해 예방대책 마련' 문서를 살펴보았고, 앞에서 언급했듯이 블로그 뿐 아니라 일반 게시판을 통해 등록되는 모든 글은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경우에 해당사항에 포함된다. 사실상 인터넷을 통하여 공개되는 댓가를 수령하고 작성되는 개인이 작성하는 모든 글은 반드시
그 댓가성 여부를 하단에 공개하여야 한다.
지금이라도 담당자들과 필드테스터들은 가이드라인을 확인해보시길 바라며
필자는 지난번 사설을 통해 이번 공정위 가이드라인과 같은 내용을 주장한 바 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중 하나인 가트너는 2014년까지
소셜 리뷰의 최대 15%는 대가성으로 예측할것 이라고 주장한 내용도 있을만큼 이 문제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필자는
지금도 개인이라도 게시물을 공개하는 것을 통해 광고주에게 댓가성을 받았다면 그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며,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러한 지침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단지 이러한 사항들이 과연 법 혹은 지침에 준하는 강제규정을 통해서 해결하여야 하는
문제인가 라는 점에서는 필자는 다른 생각을 갖고 있으며 완전히 동의하기 어렵지만, 개인을 통한 광고주의 홍보기법이 기본이 되어가는 PC컴포넌트
시장의 현재 마케팅 활동을 볼 때,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소비자에게 자신의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를 걸러내는
필터링 역할을 훌륭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며, 어느 선까지 신뢰하여야 하는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치자. 그러나 필자가 지금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지금부터는 필자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이 내용을 알게 될 것이므로 지금부터라도 가이드라인을 정확히 확인하기를
희망한다.
또 글을 보시는 독자들도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는 것을 참고하시고 글을 쓰는 이가
이를 잘 지키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댓가성이 없는 순수한 목적의 게시물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보다 돋보일 수 있도록 지지하여주시기를
희망한다.
보드나라도 이 기사 이후로 사이트 내에서라도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준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물론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러한 가이드라인 없이도 스스로 이를 떳떳히 밝히는 문화가
조성되는 것이겠지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