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 90%를 넘는 카카오톡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주말부터 이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카카오톡을 떠나 해외 모바일 메신저로 옮겨가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대검찰청이 지난 18일 미래창조과학부, 안전행정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한국인터넷진흥원, 주요 포털사 등과 함께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 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개최,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선제적 대응 및 엄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부터다.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사이버상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성 발언이 도를 넘어서고 있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한지 불과 이틀 만에 이뤄진 발표로, 기본 방향은 유관기관의 협조 체계를 구축하고 상시 모니터링 강화, 허위사실 게시물 즉시 삭제로 확산 방지 및 피해자 보호, 철저한 수사로 허위사실 유포 및 확산자 엄벌, 모방 범죄를 방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전담수사팀을 별도 구성하고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적극적인 구속 수사와 실형 선고 유도, 중대한 사안이라 판단될 경우 고소/고발 전이라도 수사 개시, 게시물 전달을 통한 확산 기여자도 최초 유포자에 준하여 엄벌하겠다는 이른바 엄정한 법집행 의지는 게시글의 빠른 전달 특성을 가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 가입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대책회의에 정부기관 뿐만 아니라 한국인터넷진흥원, 주요 포털사 관계자들도 참석했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KakaoTalk)이나 라인(LINE)이 포털사에서 서비스 되고 있어 인터넷 댓글 모니터링과 이메일 열람에 이어 메신저 대화 내용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에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을 탈퇴하고 해외 메신저로 옮겨가는 이른바 '사이버 망명'에 나선 사람들도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카톡의 대안으로 떠오른 텔레그램(Telegram)이 화두가 되면서 국내 다운로드 및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개발자가 만든 비영리 오픈소스 메신저로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보안성이 뛰어나 모든 메시지가 암호화 과정을 거쳐 중간에 가로채도 내용을 볼 수 없다. 비밀채팅방 기능으로 접속한 단말기에서만 대화가 가능하거나 메시지 자동 삭제 기능도 지원해 서버에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다. 해외에 서버가 있는 외산 프로그램으로 검찰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없다.
한편, 온라인상에서 모바일 메신저 실시간 감시 논란이 커지자 검찰과 카카오 측은 모바일 메신저의 실시간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사용자 이탈이 계속될 경우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조성되고 있던 게임, 쇼핑, 결제 서비스 등 관련 산업에도 적잖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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