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7일), 현대차가 올 뉴 투싼 신차 발표회를 진행하며 국내 공식 출시를 알렸다.
현대차는 지난 4일 진행한 올 뉴 투싼의 사전 계약이 4일 만에 4천 2백 대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 국내 판매 목표치를 4만 2천 대, 글로벌 시장으론 연 57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제네바 모터쇼로 먼저 공개한 올 뉴 투싼의 현지 평가가 괜찮았던 만큼, 6년 만에 풀체인지 모델로 선보인 올 뉴 투싼에 현대차의 기대치가 상당히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 올 뉴 투싼 R2.0 디젤과 U2 1.7 디젤의 엔진 성능 분포.
사실 현대차는 이번 올 뉴 투싼을 계기로 변화를 시도했다. R2.0 유로6 디젤 엔진 말고도 기존 투싼 ix에 없던 U2 1.7 유로6 디젤 엔진과 7단 DCT(듀얼 클러치 자동 변속기)를 조합한 라인업을 추가한 것이다. 국내서 사전 계약된 물량 중 절반 이상은 U2 1.7 디젤을 택할 정도라 밝히기도 했다.
그 중에 올 뉴 투싼의 7단 DCT는 높은 연비와 빠른 변속의 장점을 지녀, 높은 주행 효율성을 보장하는 변속기로 평가받고 있다. 7단 DCT를 우선 적용한 2015년형 더 뉴 i40와 i30, 더 뉴 벨로스터 등 3종의 차량을 선봬 연비와 주행 성능 개선을 도모하기는 했지만, 신차가 아니라서 현대차의 판매량 재고로 연장되지는 않았다. 원래 잘 팔리던 차종은 아니었기 때문에 고작 변속기 하나 바꾼다고 늘어날 판매량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대차 올 뉴 투싼을 선택한 국내 소비자들은 반 이상 7단 DCT가 들어간 U2 1.7 디젤 모델을 택했다. 신차 효과에 힘입은 결과겠지만 R2.0 엔진만큼 많은 선택을 받았다는 게 의외다. 7단 DCT 자체로만 본다면 높은 연비와 주행 성능을 겸비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이나, 그에 따른 내구성을 얼만큼 보장할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
▲ 올 뉴 투싼 U2 1.7 디젤의 엔진과 변속기 구성.
글쓴이는 올 뉴 투싼 신차 발표회서 현대차 관계자를 만나 7단 DCT에 관해 간단히 물어봤다.
7단 DCT의 내구성에 관해 물음을 던지자, 현대차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올 뉴 투싼은 오랜 기간 북유럽과 러시아 등의 혹한 지역, 독일의 뉘르부르크링 서킷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거치며 7단 DCT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까지 수십 만 km를 주행하며 테스트해 왔다"면서 "소비자로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내구성을 확보했다"고 답했다.
7단 DCT의 성능과 효율이 아무리 좋다해도 내구성 부족에 따른 고장이 수 차례 발생한다면, 운전자로선 주행 때마다 스트레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폭스바겐의 DSG나 포르쉐의 PDK에 비하면 역사가 길지는 않지만, 이번 현대차의 7단 DCT처럼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을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을 잘 봐 달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올 뉴 투싼 R2.0 디젤 모델엔 왜 6단 자동 변속기를 택했을까? 기술적으로 냉정하게 푼다면 이 엔진에 대응할 현대차의 7단 DCT가 완성품으로 아직 준비돼 있지 않아서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제 막 양산화된 현대차의 7단 DCT는 대응 가능한 토크가 높지 않다. 최대 37 kg.m 범위 내외서 버틸 수 있도록 설계돼, 운전자가 임의적으로 출력과 토크를 높이는 튜닝 작업을 진행한다면 경우에 따라선 변속기 고장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올 뉴 투싼 U2 1.7 디젤과 R2.0 디젤의 제원표 사진.
올 뉴 투싼 U2 1.7 디젤은 최대 토크가 34.7 kg.m로 이 기준을 만족할 수 있지만, R2.0 디젤의 최대 토크는 41 kg.m로 현존 7단 DCT로 대응 가능한 토크 범위를 넘어선다. 이로 인해 올 뉴 투싼 R2.0 디젤에 6단 자동 변속기가 적용됐을 것이란 추측도 있었고, 현대차 관계자 역시 이 내용에 관해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현대차의 기술 개발 노력에 따라 7단 DCT의 대응 토크가 높아진다면, 올 뉴 투싼 R2.0 디젤도 향후엔 7단 DCT가 적용될 수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이렇게만 된다면 같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과 싼타페를 비롯한 그 윗급의 디젤 엔진에 대응할 수 있게 되므로, 후속 출시 차량에선 더욱 개선된 주행 성능을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도 있다.
단, DCT 특성상 승차감은 일부 저하될 수 있다. 20~40 km/h 범주의 저속 주행 구간에선 울컥임과 같은 현상을 겪을 수 있기에 모든 차량에서 7단 DCT가 어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얘기다. 대응 가능한 토크가 높아질수록 건식을 습식으로 바꾸는 등 구조 기술적으로 내구성을 보완할 수 있는 대안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주 현대차가 국내 주요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DCT 비교 시승 행사도 그러한 과정에 포함된다. 더 뉴 i40와 폭스바겐 7세대 골프(DSG)를 비교하는 것으로 준비됐던 그 행사는 폭스바겐의 6단 DSG 대비 현대차 7단 DCT의 우월성을 자랑하는 자리가 아니다. 어느 수준인지 직접 경험해 보고 제3자의 시선에서 객관적으로 봐 달라는 메시지다.
물론 현대차 마케팅 차원에서 다른 의도로 준비한 시승 행사일 수도 있고. 이를 과장하여 비교 시승의 기획 의도를 잘못 알리는 일부 매체의 보도가 있을 수는 있다. 판단은 기사를 읽는 독자 여러분들의 몫이다.
어찌됐든 6년 만에 풀체인지된 올 뉴 투싼에 7단 DCT 조합을 시도한 현대차, 이를 선택한 소비자들도 7단 DCT를 올린 새로운 투싼이 나왔다는 점에서 적잖은 호기심을 느끼고 있다. 올 뉴 투싼의 7단 DCT가 궁금했다면 이 기사로 어느정도 궁금증을 해소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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