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1일), 인천 영종대교서 60 여대 추돌로 1차 보도됐던 내용이 오후에 들어선 최종적으로 106종 추돌로 마무리됐다. 사망자는 2명, 부상자는 63명이 발생해 현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영종대교 차량 추돌 건을 다룬 일부 매체 가운데 글쓴이는 이런 내용을 볼 수 있었다. 추가 전광판 혹은 경고판이 설치됐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던 사고, 해무 탐지용 장비 예산 부족, 5년 째 시범 운영 중인 안개 주의보 등 정부와 민간 업체 탓을 하는 내용들이 줄을 이었다.
일리있는 내용일수도 있지만, 과연 맞는 말일까? 운전자 개개인의 잘못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사고 당시 전방 10 m도 채 보이지 않는 가시 거리로 평소와 다름 없이 80 km/h 이상의 속도로 고속 주행 중이었다면, 10 m 이후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도로교통법 제17조에 의거한 내용에 따르면, 눈과 비, 안개로 가시 거리가 100 m 이내인 상황일 때는 제한 속도의 50 % 이내까지 감속 운행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만, 이에 뚜렷한 기준이 없고 운전자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 법적 강제성이 없다.
이날 영종대교 사고는 최초로 1차선 주행 중인 택시가 앞서 달리던 택시의 후방을 추돌하며 2차선으로 튕겨 나갔고, 바로 옆 2차선에서 주행 중이던 리무진 버스가 이 택시를 추돌하는 것으로 뒤따르던 후방 차량들이 연쇄적으로 추돌을 일으켰다. 그 중에는 전방에 사고가 발생됐음을 겨우 알아차리고 미리 전조등과 비상등을 점등해 정차한 운전자도 있었지만, 일부 차량이 이를 뒤늦게 발견해 추돌 사고가 이어졌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도로 상황이었다면 해무가 발생되는 일부 구간을 교통 통제하여 안개가 걷힐 때까지 차량 통행을 유보했어야 더 안전했을 것이고, 돌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50 % 이상 감속 운행하여 전방의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개입하는 전방 추돌 방지 시스템이 내장된 차량이라면 이와 같은 추돌 사고를 피했을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차량이 상대적으로 더 많아 이 상황에선 후방 차량의 추돌로 인한 사고를 피할 수는 없다.
서로 잘못 떠넘기기식으로 다루고 있는데, 정부와 민간 업체, 운전자 중 그 누구도 잘한 것은 없다. 운전자들은 애초에 전조등과 안개등, 비상등을 점등하면서 감속 운행하고, 민간 업체가 인근 경찰 기관과 연계해 도로를 통제하는 조치가 이어졌더라면 어제와 같은 영종대교 106중 추돌 사고는 없었을 것으로 본다.
결코 선진 기술과 안전 표지만이 이같은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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